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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골프장! 관심이 필요합니다.

 

창원지역 시민환경단체 공동 기자회견

 

도심지의 숲, 진해만생태숲과 연계된 지역은 보존되어야 한다.

숲을 파괴하는 파크골프장 설치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라.

 

20121017/ 오전1030/ 진해파크골프장 예정부지

 

 

우리가 지금 서 있는 이곳은 국립공원이나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곳도 아니고,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 같은 보호종도 없고, 특이한 식생이 조성된 곳도 아니다. 그저 도시를 벗어나면 흔히 볼 수 있는 산자락에 불과하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흔하고 평범한 이곳을 손대지 말라고 한다.

 

이곳을 지켜야한다는 지역 환경단체들의 주장이 가소롭다고도 하고, 노인들이 노후를 즐기겠다는데 젊은 사람들이 왜 나서서 발목을 잡느냐고 호통 치는 것도 감수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이곳이 우리 지역에서 꼭 필요한 생태공간이고, 얼마 남지 않은 숲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꼭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멀리 있는 다른 지역의 유명한 산보다 우리의 생활공간에 함께 있어서 늘 접할 수 있는 곳이 더 소중한 가치를 지닌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제든 내가 원할 때 쉽게 들어설 수 있는 숲이 있다면 그곳을 보존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그런 도심지 숲을, 시민들의 생활공간에 자리 잡고 있는 생태공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행정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 이 곳이 파헤쳐질 위기에 처해 있는 지금이 참으로 안타깝다. 우면산처럼 사유지에, 경제적으로 절대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기업이 개발사업을 하겠다고 한 것도 아니다. 창원시의 의지만 있었더라면, 명색이 환경수도를 내세우는 창원시가 제대로 된 환경적 가치를 숙지하고 있었더라면 창원시민 모두의 재산인 시유지에, 시비와 도비까지 끌어들이는 이런 사업이 가능했을 리 없다.

 

올해 초 공사가 시작되고 나무들이 베어진 후에야 이곳에 파크골프장이 들어선다는 것을 알았다. 장천체육공원이라는 이름으로 허가를 받아 구색을 갖추기는 했지만 틀림없는 파크골프 시설이다. 사유지도 아닌 시유지에 시민의 세금으로 사업을 하고, 결국 일부 파크골프연합회 회원들이 대회를 유치해서 생색내고, 사사로운 취미생활을 하는 공간을 소유하도록 창원시에서 적극 조치해준 사업일 뿐이다.

진해시파크골프연합회 회원들의 이기적인 요구와 지역 정치인의 무책임한 정치행보에 창원시가 무분별하게 거들고 나선 결과물이다.

 

이곳은 창원시에서 유일하게 생태숲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진해만생태숲과 경계를 같이 한다. 덕분에 진해만생태숲이 골프장 부지에 이르러 뚝하니 잘려버렸다.

그리고 이곳에 고라니 이동통로가 있고, 부지 아래쪽이 고라니들의 번식처임을 강조했지만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지천에 널린 것이 고라니라서 좀 없어져도 된다는 비아냥대는 말도 들었다. 뭇 생명을 두고 개체수가 많고 적음을 논하는 것이 어이없을 뿐이다.

경사도가 높아 노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체육시설이 들어설 곳으로 전혀 적합하지 않다는 것도, 파크골프장이라는 특정시설이 좁은 지역에 집중되어 균형발전과 지역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마산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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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지역

대원동 교통공원 내 (9홀 규모)

평상시에는 공원으로 사용함. 경기가 있을 때는 끈으로 구분하여 파크골프를 즐김

진해지역

풍호공원 파크골프장 (9홀 규모)

광석골 연습장 (6홀 규모)

철제 휀스를 설치하여 일반인 출입 통제

 

우리는 파크골프장을 짓지 말라고 한 것이 아니라, 결코 적합한 부지가 아니므로 이곳은 안 된다고 한 것이다. 그래서 대체할 다른 부지를 물색할 것을 요구했었다. 그러나 대체부지의 범위를 오직 진해 일부지역으로만 한정시켰고, 대답은 대체부지가 없다는 것이었다.

통합은 했지만 창원시의 일부 사업은 여전히 마산과 창원과 진해를 구분하고 있다. 진해시 시절에 시작된 사업이라서 진해지역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창원시의 설명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생색나는 것은 통합하고 골치 아픈 것은 여전히 갈라놓는 편한 행정을 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 문제를 대하는 창원시의 자세는, 소수의 연합회 회원들과 환경단체는 그저 대립하는 의견을 갖고 있는 민원인일 뿐이며,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마무리를 짓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창원시는 중재안을 내놓겠으니 협의하자는 제안을 해왔고, 18홀에서 9홀로 규모를 축소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이 안으로 파크골프연합회와 논의하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창원시는 최종 협상안으로 9홀 규모의 면적에 18홀을 집어넣은 설계도를 내놓았다. 연합회에서 홀 규모를 줄이는 것을 반대한 것이 이유였다. 그리고 원래 고시했던 면적(부지면적 49,000)과 주차장 등 부대시설은 고스란히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상상하지도 못했던 중재안이었다. 이 부지는 위쪽보다 아래쪽이 더 가파르다. 노인들이 가파른 산비탈에 만들어진 골프장을 오르내리면서, 마치 계단식 논처럼 조성된 좁고 가파른 파크골프장에서 제대로 된 파크골프를 즐길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당연히 불편하고 협소할 것이다. 노인들이 사용하기에 안전성도 높지 않을 것이므로 추후 시설 확장에 대한 요구가 있을 것이고, 이런 민원을 이유로 기 확정된 부지에 확장공사를 하게 될 것이 충분히 예상된다. 창원시가 사업을 추진하는 데만 치중해서 현실적인 문제들은 밀쳐둔 것이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파크골프연합회는 불쾌해하지만 이 사업 자체가 특혜시비를 비껴가기 어렵다. 부지의 부적절함, 인접한 지역에 동일한 시설의 중복 설치와 이미 파크골프장 두 곳이 시민의 출입이 통제된 그들만의 공간으로 전락해버린 사실 등이 뒷받침하고 있다.

시유지를 특정 취미생활을 즐기는 동호회의 공간으로 만들고, 비용은 시비와 도비로 충당한다. 창원시의회 회의록이나 운영계획을 보면 골프장 운영도 협회에서 한다는 내용이 있다. 또 운영계획에 전국대회 유치가 명기되어 있다. 그래서 연합회는 9홀 면적에 18홀을 설치하는 무리수를 감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업이 특정집단의 요구와 이해가 철저히 반영된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9홀만 설치하거나 9홀 규모에 18홀을 집어넣거나 간에 이곳이 적지가 아니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아무리 둘러봐도 이곳은 파크골프장 적지가 아니다. 또한 그 어떤 시설이 들어설 만한 공간이 아니다. 다만 지금 모습 그대로 유지하고 존치시켜야 할 생태 공간, 도심지의 녹색 공간이다.

그리고 시민의 공간, 넓게 보면 국민 모두의 공간인 공공용지를 특정집단이 사적으로 사용하는 일이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이곳이 적지가 아닌 것을 알지만 이미 진행된 절차들이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것은 창원시의 변명일 뿐이다. 행정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잘못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잘못을 인정함과 동시에 그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꼭 그래야 한다.

 

장천체육공원, 파크골프장 설치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라.

 

 

 

2012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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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해구 풍호공원 파크골프장 전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