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람사르 생태공원에는 두꺼비가 산답니다 진짜? 진짜!
여러분들은 습지하면 무엇이 가장 떠오르시나요? 습하고 축축하고 어쩌면 조금은 음침한 분위기...영화 '슈렉'의 습지(늪)만 떠올린다면 그건 크나큰 오해랍니다. 실제 습지를 방문해보신다면 그 동안 막연하고 어둡게만 느껴졌던 이미지가 신선하고 새롭게 다가올 것입니다.
오늘 저는 경남 도민이라면 창원 시민이라면 누구나 쉽게 접근 가능한 "람사르 생태공원" 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갑자기 습지 이야기에서 공원이야기로 빠지니 좀 이상하죠? 일단 "람사르"라는 이름의 유래는 무엇인지 먼저 알아볼까요?
람사르라는 이국적인 이름은 이란의 카스피해 연안의 마잔다란주에 위치한 도시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과거에는 사흐트 사르라고 불리기도 했다네요. 이 일대에는 늪지대가 풍부해서 지금의 람사르 조약으로 유명한 습지 보전 협약이 발족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1971년 이곳에서 처음으로 전세계 습지보호에 관한 협약인 람사르 협약이 맺어집니다.
람사르 습지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습지로서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람사르협회가 지정, 등록하여 보호하는 습지를 말해요. 우리나라의 람사르 습지로는 대암산 용늪, 창녕 우포늪, 신안 장도 산지습지 등 23곳이 있답니다.
창원의 습지에 대해 궁금한 사항이 더 생긴다면 바로 여기☞ https://www.changwon.go.kr/depart/contents.do?mId=0315040104 로 들어가보시기 바랍니다. ^^
안녕하십니까? 인사가 많이 늦었습니다. 저는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의 활동가인 명성희라고 합니다. 여러분들께 습지의 물방울이 청청 튈 정도로 생생한 소식을 전달하고자 어제자 (2020년 4월 26일 ) 창원 람사르 생태공원에 직접 다녀왔습니다!!! ( 함성 )
근처에 사시는 분들도 깜짝 놀랄 정도로 무척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도 정작 아는 분들은 그렇게 많지 않은 바로 그곳에 람르생태공원은 위치해 있었습니다. 아무도 물어보지 않았지만 저 명성희 활동가 역시 수년 간 이 근처를 오갔음에도 생태공원이 있는 줄은 전혀 몰랐답니다. 생긴지 얼마 안 된 줄 알았는데 12년전인 2008년에 첫개장을 했답니다. 12년동안 몰랐다는 사실에 부끄러우면서도 그 동안 잘 관리되어 지금까지 유지되어 온 것에 대해서는 고마운 마음이 드네요.
개장 당시 기사를 잠깐 읽어 보는 것도 좋겠네요!^^
창원에 7000㎡‘람사르 생태공원’개장
[출처: 중앙일보] 창원에 7000㎡‘람사르 생태공원’개장 https://news.joins.com/article/3345295
바로 어디냐 하면!! ( 두근두근 ) 조기~조기~ 위성사진에 보이시나요? 창원시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가봤을 법한 그곳! 창원홈플러스에서 창원천만 건너면 바로 찾을 수 있습니다. 정말정말 찾기 힘드실까봐 시원시원하게 찍힌 위성사진 첨부합니다♡
하지만 갑자기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저 산책을 하러 람사르 생태공원을 방문했던 것일까요?....는 무려 두꺼비들을 지키러 간 것이었어요! 도심 속 공원에 웬 두꺼비?? 라며 내심 의아했지만 그럼에도 한편으론 정말로 두꺼비가 있을까? 설렘을 가득 안고 달려갔습니다 (실은 버스타고 갔어요, 쉿!)
그럼 람사르 생태공원 내에 진짜 두꺼비가 있는지 보시겠어요? 준비 되셨나요? 하나, 둘 , 셋!!
아니 이게 다 무어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걸 두꺼비, 두꺼비가 어디 있다고 그래! 흠흠, 좀 더 눈을 더 크게 뜨고 보세요. 미리 말씀드리는데 인공누약 하나는 상비하고 계셔야 해요. 왜냐하면 우리들의 두꺼비는 아직 두꺼비가 안 됐거든요. 아직 작고 연약한 아기두꺼비 (= 올챙이) 랍니다. 친구가 귀엽다고해서 "야, 너 떡두꺼비같아" 라고 하지는 마세요. 저는 분명 말씀드렸어요.
엄마 두꺼비와 아빠 두꺼비가 창원 도심의 한복판에 이토록 많은 아기 두꺼비( = 올챙이 )들을 두고간 건 이유가 있을 텐데, 우리는 아직 잘 모르니까 좀 더 소중히 자세히 봐주세요. 아기 두꺼비들이 헤엄치는 모습이 궁금하시죠? 그 꼬물꼬물 헤엄치는 귀여운 모습을 동영상으로 담았는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동영상이 바로 업로드 되지 않아 파일로 올려드립니다. 영상에 나온 올챙이들이 전부가 아니랍니다. 약 28,000마리 정도가 부화했다고 하니 대단하죠? 제가 영상에 담은 건 고작 3248마리 정도밖에 안 됩니다. ( 3248마리는 세어보지 않아서 정확하지 않은 숫자입니다만, 28,000마리는 전문가가 산출하여 근삿값에 가까운 숫자니까 믿으셔도 됩니다. )
영상: 마창진환경운동연합 박한얼 예비활동가
여기서 잠깐, 과연 언제 어떻게 두꺼비가 이곳에 산란하게 되었나 의문을 품어볼 필요가 있어요. 이에 경남양서류네트워크 대표 변영호 선생님께선
"양서류는 태어났던 산란장으로 회귀하는 본능이 있다. 람사르 총회를 기념해서 만들어진 이 인공습지 지역에 기존의 산란 서식지가 있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지도를 분석하면 인근 등명산이나 창원천 주변 서식지를 중심으로 분포하고 있는 두꺼비 집단으로 보인다. 창원천 일부 구간에도 산란 무리가 있을 것이다.
창원천 무리 일부가 큰 도로를 건너 이 생태공원에 왔으리라 추측된다. ( 작은 통로가 있을지도 모름)
도로를 건너와서 산란했다는 것은 기적적인 일!
그러나...2-3월에 두꺼비 로드킬이 심각하게 발생해오고 있고 차량의 대규모 이동으로 두꺼비의 흔적들이 쉽게 사라져 발견이 안 되었을 가능성도 있다!ㅠㅠ"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아, 두꺼비가 어쩌면 이곳을 산란장으로 이용하고 있었겠구나 하지만 그동안 아는 사람이 이토록 없었다는 건 변태에 성공한 ( 다 자란 두꺼비) 두꺼비들이 길을 건너다 죽임을 당했기에 눈에 띄지 않았던 거였겠구나 ㅜㅜ
두꺼비여 ㅜㅠ
두꺼비여ㅜㅜ
두껍아 두껍아 헌집줄게 새집다오...우린 한가롭게 이런 노래나 부르면서 모래집이나 짓고 앉아 있었는데
우린 너에게 너무나 많은 걸을 뺏어왔구나
미안하다
작고 소중한 너희가 지나다닐 길조차 차도로 인도로 마구잡이로 이용하곤 한 번을 제대로 보살필 생각을 하지 못했구나... 죄송합니다. 급 감정적이 되어버렸네요...ㅜㅜ 잠시 차분히 마음을 추스리는 시간을 가져보아요. (1,2,3,......999999999초=11574일 우리는 적어도 이 정도는 두꺼비에게 빚을 진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뜻)
두꺼비들을 람사르생태공원에서만 볼 수 있는 건 아니랍니다. 바로 앞에 흐르는 창원천으로 건너가 보았습니다.
그곳에선 거센 물살을 이겨내고 살아남은 강한 두꺼비 올챙이들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이곳은 두꺼비들에게 그리고 다른 동물들에게 살기에 썩 괜찮은 곳인지 아닌지 열심히 연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는 게 없으면 물어보고 아는 게 있다면 모두에게 가르쳐주는 뜻깊은 시간이었죠. 두꺼비와 인간 모두가 어떠한 불편도 아픔도 없이 공존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조금만 더 깊게 생각하려 들면 어쩐지 기분이 울적해졌지만 그럼에도 하지 않으면 안 됐던 건 두꺼비들은 한 번도 인간에게 무언가 바란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오로지 인간만이 자연에게 늘 바라고 원하고 있습니다. 자연은 베푸는 게 아닙니다. 인간이 다만 가져올 뿐입니다. 자연의 모든 것을, 하물며 두꺼비는 그들의 거처도 모자라 태어나는 것자체도 우리 인간이 방해하고 있습니다.
저도 인간인지라 기분이 씁쓸하고 착잡하고 어수선해집니다. 이 기분을 끝으로 두꺼비들의 삶도 끝나질 않길, 이것만큼은 이루어지길.
꿈에서 두꺼비와 올챙이 식구들을 만난다면 약속 하나 해주세요.
"두껍아 두껍아 내가 너의 집을 찾아줄게." 라고... "이곳이 너의 집이야" 라고 할 수 있는 곳을 꼭 되찾아주겠다고
꿈에서 깨어나도 우리 잊지 말아요.
+ 창원시청 관계자, 창원대 문미경 교수, 람사르 재단,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애기똥풀, 창원지속협, 경남양서류네트워크 ( 흙물새, K-ECO, 경남환경교육문화센터, 경남환경과생명을지키는교사모임 등 20여명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귀한 시간 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박한얼 예비활동가에게 많은 조언해주신 이종훈 님 감사합니다.
+ 단체 대화방에 멋진 사진 올려주신 김다슬 님께도 이 자리를 빌려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 수정할 사항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댓글로 남겨주세요: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