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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하르트 교수, "한국 국토부가 사실 왜곡"

환경연합 홈페이지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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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 하천전문가 “4대강 사업은 자연에 대한 강간 맞다”



독일 출신 국제적 하천 전문가인 베른하르트 교수(Hans Bernhart. 칼스루헤 대학. 71)가 국토해양부가 지난 8월 19일 ‘독일 베른하르트의 발언은 사실 왜곡임’ 이라 밝힌 해명자료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한국 방문 시 정부에게 공개 토론을 제안했음에도 자신을 만나지 않고 원색적으로 비난한 한국 정부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도 국토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론했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A4 5쪽 분량의 장문의 입장문에서 “한국의 국토부가 부분적으로 불충분한 정보를 갖고, 4대강 사업이 가져올 결과들을 냉정하게 평가하지 않았다”며, 4대강 사업에 대해 한국정부가 객관적 평가보다는 의도에 의한 왜곡된 평가를 해 왔음을 비췄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한국의 국토부가 자의적으로 해석해 사실을 왜곡했다"면서 “‘4대강 사업은 자연에 대한 강간’이란 표현은 극단적일 수 있지만 전문가로서 평가를 했기에 유감스럽지만 ‘사실이다’”라고 꼬집었다.




독일 운하 설계에도 참여했던 베른하르트 교수는 지난 8월 민주당 등 야 4당 초청으로 방한해 4대강 공사 현장을 조사하고 ‘4대강 사업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해 “독일에서 수십 년 전에 포기한 4대강 사업과 같은 미친 짓을 왜 한국은 계속하는가”라며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다.

국토해양부는 베른하르트 교수가 출국하기 직전인 8우러 19일 해명자료를 통해 “베른교수의 발언은 사실 왜곡”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국토부는 베른하르트 교수의 발언 중 △ 독일 보 건설 중단 관련 △ 준설에 의한 유속 증가 △ 유럽에서의 준설 중지 등은 사실이 아니라 강변했다. 국토부는 “4대강 사업에 대해 큰 관심과 기대를 나타내는 해외 전문가도 많다”면서 “베른하르트 교수가 한국을 며칠 방문하고 (4대강 사업에 대해) ‘자연에 대한 강간’, ‘미친 짓’, ‘재앙 초래’ 등이라 발언하는 것은 결례”라고 반발했다. 이를 받아 몇몇 인터넷 보수 언론은 '베른하르트 교수, 그 입 다물라'는 등 원색적인 비난을 담아 보도했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국토부 해명자료에 대해 여러 차례 신중히 검토해본 결과 “전문가로서 ‘(국토부 보도해명자료) 작성자들이 부분적으로 불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으며, 기술과 환경의 복합적인 관계와 4대강 사업이 가져올 결과들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있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을 방문하기 전부터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을 비롯해 다양한 자료를 접했다”며 “‘자연에 대한 강간’과 같은 표현이 극단적으로 느껴질 수 있겠지만, 그것은 기술적인 평가를 통한 결론이라는 점에서 유감스럽지만 사실이다”고 말했다.

발전용 보를 치수용 보라 주장, 홍수 피해도 증가

국토부는 해명보도자료에서 베른하르트 교수가 ‘독일에서는 보를 더 이상 건설하지 않는다’라는 발언에 대해 “라인강 상류 165Km(바젤 ~ 이훼츠하임)에는 이미 치수용 보가 10개나 설치돼 있고, 1977년부터 홍수예방 효과를 보고 있으며, 보 철거 사례 및 계획도 없다”고 했다. 또한 “최근에 보가 설치되지 않은 하류 지역에서 홍수 피해가 빈발하자, 보 상류지역 추가 준설과 하천폭을 넓히는 프로젝트가 시행 중”이라 밝혔다.

이에 대해 베른하르트 교수는 자신이 독일 상황을 설명한 것을 국토부가 자의적으로 해석했다면서 “독일에서는 강을 운하로 만드는 사업을 중단하지 오래됐고, 한국의 4대강 공사와 같은 사업은 관철될 수도, 실현될 수도 없다”고 밝혔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운하와 별개로 물을 막는 보와 댐을 만들 수 있으나 ‘유럽연합의 물관리기본지침(Water Framework Directive)'이 담고 있는 법률적 기준 만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관리기본지침에는 ‘계획단계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고 폭넓게 검토하고 생태적 손실을 보정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함으로써, 강 생태계를 건설 이전 상태보다 악화시키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돼 있어 사실상 보와 댐 건설이 불가능하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라인강에 치수용 보 10개가 있다는 것은 놀라울 정도의 왜곡”이라면서 “라인강 상류에 설치된 10개의 보는 홍수조절을 위해서가 아니라, 수력발전 목적으로 건설된 것”이라 지적했다. 1977년부터 홍수예방 효과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중대한 해석상의 오류라며 “1977년 라인강 상류의 하천공사가 마무리(이훼츠하임 보 가동 개시)된 이래, 홍수는 매우 잦아졌고 첨두홍수위는 훨씬 높아졌으며 유속도 그 어느 때보다 빨라지는 등 (국토부 주장과 달리)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의 보도해명자료가 언급한 ‘보가 설치되지 않은 하류 지역에서 홍수 피해가 빈발’이란, 실제로는 라인강 상류에 운하를 건설해서 나타난 결과란 것이 베른하르트 교수의 지적이다. ‘보 상류지역 추가 준설과 하천 폭을 넓히는 프로젝트도 시행 중’도 옳지 않은 해석이라는 지적이다. 이훼츠하임 보를 설치하자 퇴적토가 급격히 늘어나 강물의 배수능력이 감소해 인근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퇴적토를 걷어 내는 것뿐이라 지적했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보로 가둔 물가를 따라 홍수방지용 직선 제방을 조성했기 때문에 강폭을 넓히는 일은 불가능하다”면서 “라인강 상류지역에 하천공사를 하기 이전 상태의 홍수방어 등급을 회복하기 위해서 하천공사로 강과 단절되었던 홍수터와 범람원 숲을 복원하고 있는데, 이 공사를 하천 폭을 넓힌다고 해석한 것 같다”고 말했다. "보 철거사례 및 계획도 없음"에 대해서는 라인강 상류지역에 대해서는 이 말이 맞지만 강과 연어 복원을 위해 폭파된 프랑스 리용 부근의 쌩 에티엔느 비강댐과 메종후즈댐을 예시로 설명했다.

4대강 사업으로 평수기 유속 감소, 홍수기 유속 증가, 수질 오염도 필연적

국토부는 베른하르트 교수가 준설로 물의 흐름이 빨라져 강이 직선화된다는 주장에 대해 “4대강 반대 단체의 일관된 주장처럼 보 건설과 준설로 유속이 다소 느려진다”면서 “4대강 사업을 통해 경작지 철거, 오염원 차단, 수량 증가 등으로 수질이 크게 될 것으로 본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베른하르트 교수는 “4대강 사업에서 진행한 준설은 유량이 갈수량일 때와 평수량일 때 강물의 유속을 감소시키는 반면 홍수량일 때는 유속을 증가 시킨다”고 지적했다. 준설은 강물의 흐름에 제동을 거는 강바닥의 저항을 감소시켜 물의 흐름을 빠르게 하고 홍수 시 첨두홍수량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이훼츠하임 보 하류에서 나타나는 사례도 같다”면서 “유속이 증가하면, 홍수 발생 시 지류가 본류에 합류하는 곳은 매우 위험해질 수 있는데, 네카강이 라인강으로 흘러들어 만나는 만하임 지역을 예로 들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가 수질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하지만 베른하르트 교수는 “학술적으로 틀렸고 이해할 수도 없다”고 꼬집었다. 하상을 광범위하게 준설하면 평상시 유속이 느려지기 때문에 퇴적작용이 심해지는 결과를 낳는데, 특히 세립질의 유사와 진흙이 쌓이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유속이 느려지면 강물과 공기가 기체를 교환하는 과정에서 산소공급 기능도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수질이 나빠진다는 것이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보로 물을 막으면, 필연적으로 물의 흐름은 이전보다 정체되고 수질은 악화된다”고 지적했다.

유럽에서는 4대강 사업과 같은 준설은 없어..

국토부는 해명자료에서 “독일 등 유럽에서 준설을 금지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독일과 네덜란드간의 협약 문서에 따라 연간 수천만m3 준설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4대강 반대측에서 생태하천 복원의 모범으로 주장하는 ‘독일 이자르 강’도 복원 과정에서 준설작업을 실시했다”고 반론했다.

이에 대해 베른하르트 교수는 “국토부가 독일 상황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이라며 “유럽에서 4대강 사업과 같은 준설은 생각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유럽에서도 일부 준설, 예를 들어 선박운행에 필요한 수심 확보 또는 홍수 시 배수용량 부족 방지를 위해 일부 준설을 한다는 것이 베른하르트 교수의 설명이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이런한 경우에도 준설은 일부 구간에서만 해야지, 강의 전 구간에 걸쳐 해서는 안 된다”면서 “준설이 수서곤충 등 저서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하며, 침식과 퇴적의 균형을 깨뜨리지 않기 위해 준설한 토사의 대부분은 강 안 다른 구역에 다시 쏟아 붓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과 네덜란드 협약에 대해서도 국토해양부에서 왜곡했다는 입장이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독일과 네덜란드 협약은 생태적인 관점에서 하천의 토사를 관리하자는 취지이지, 한국처럼 무작위 준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독일 이자르 강 복원 과정에서도 준설을 했다는 국토부 주장에 대해 “이자르 강 사업의 목적은 4대강 사업의 목적과 정반대”라면서 “이자르 강 준설은 준설사업이라 할 수 없으며 한국의 4대강과는 비교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자르 강의 둔치를 파낸 것은, 예전에 그곳에 있던 운하 여러 곳에 침전물로 채워졌기 때문에 홍수 시 배수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벌인 공사였다는 것이 베른교수의 설명이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4대강 사업에 딤긴 헛된 바람들은 유감스럽게도 현실과 거리가 멀다”며 “머지않아 실상이 드러날 것이다”고 밝혔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강변을 따라 건물과 사회기반시설과 휴양지를 조성하는 것은 해당지역 주민들과 관광객들의 이해를 충족시키는 긍적적인 측면이 있다”면서도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하천을 운하와 비슷한 형태로 만들 필요는 전혀 없다. 오히려 그 반대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독일의 경우 자연적이거나 적어도 자연에 근접한 하천환경이 인공적으로 조성된 말끔해 보이는 공원환경보다 훨씬 바람직한 지역발전의 잠재력을 가진다”고 지적했다.



국토해양부의 “독일 베른하르트 교수의 발언은 사실 왜곡” 보도자료 (2011. 8. 19)에 대한 나의 입장

국토해양부의 보도해명자료는 제가 한국을 떠난 직후 발표되었습니다. 저는 '4대강 사업'의 여러 현장을 돌아본 뒤 한국 국회에서 열린 국제 심포지움에 참석했기 때문에, 국토해양부가 그때 왜 저와 개인적인 접촉을 하지 않았는지 의문으로 남습니다. 만일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면 불분명한 점들을 그 자리에서 직접 밝힐 수 있었을 것입니다.

국토해양부 측이 공식적으로 밝힌 내용을 여러 차례 살펴보고 신중히 검토해 보면, 전문가의 시각에서 이런 인상을 받습니다. 보도해명자료의 작성자들이 부분적으로 불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으며, 기술과 환경의 복합적인 관계와 '4대강 사업'이 가져올 결과들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오해의 여지를 막고 전문적인 내용과 관련해 잘못된 해석이 계속되지 않도록, 국토해양부 측의 주요 의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제 견해를 밝히고자 합니다. (국토해양부의 보도해명자료에 쓰인 원래 문장은 이탤릭체로 표시합니다.)

1번 항목, "독일에서는 보를 더 이상 건설하지 않으므로, 우리나라도 그래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관련 이 언급은 제가 독일 상황에 대해 설명한 것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입니다. 독일에서는 강을 운하로 만드는 사업을 중단한 지 이미 오래되었고, 한국의 4대강 공사와 같은 사업은 관철될 수도 실현될 수도 없다고 해야 맞습니다.

이와는 별개로, 물을 막는 보나 댐 시설의 건설은 요즘도 다음과 같은 전제조건을 만족시켜야 허가를 얻어 진행할 수 있습니다. 계획단계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고 폭넓게 검토하고 생태적 손실을 보정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함으로써, 강 생태계를 건설 이전 상태보다 악화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유럽연합의 물관리기본지침(Water Framework Directive)이 담고 있는 법률적 기준들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보나 댐을 개조하거나 새로 설치하는 아래의 사례들은 위에서 언급한 과정을 잘 보여줍니다. 저는 이들 사업에도 자문역으로 관여하고 있습니다.

아래 링크 참조. http://www.energiedienst.de/cms/unternehmen/wasserkraft/neubau.php

"라인강 상류 165km(바젤~이훼츠하임)에는 이미 치수용 보가 10개나 설치되어 있고"

이는 사실을 놀라울 정도로 왜곡한 것입니다. 라인강 상류에 설치된 10개의 보는 홍수조절을 위해서가 아니라, 수력발전 목적으로 건설되었습니다. 라인강은 여러 국가가 함께 이용하는 국제수로이기 때문에 선박운항과 관련한 사항들도 고려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수력발전소 외에 갑문 설치 및 내륙운하에 적당한 수심 확보가 계획 과정에 포함된 것입니다.

"...보가 완성된 1977년부터 홍수예방 효과를 보고 있으며..."

여기에는 더 중대한 해석상의 오류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바로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1977년 라인강 상류의 하천공사가 마무리(이페츠하임 보 가동 개시)된 이래, 홍수는 매우 잦아졌고 첨두홍수위는 훨씬 높아졌으며 유속도 그 어느 때보다 빨라졌습니다.

보도해명자료가 언급한 "보가 설치되지 않은 하류 지역에서 홍수 피해가 빈발"이란, 실제로는 라인강 상류에 운하를 건설해서 나타난 결과입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제가 법원에 제출할 보고서에 포함될 것입니다.

인터넷에 소개된 아래 비디오 영상을 보면, 라인강 상류의 운하 건설이 야기한 폐해를 일부라도 되돌리는데 얼마나 큰 노력과 수고가 드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 참조.

http://www.rp.baden-wuerttemberg.de/servlet/PB/menu/1188090/index.html

"보 상류지역 추가 준설과 하천폭을 넓히는 프로젝트도 시행 중"

이 해석도 옳지 않습니다. 이페츠하임 보로 가두어 놓은 수역에서 현재 준설이 필요한 이유는, 보를 설치하자 퇴적토가 급격히 늘어나 (물을 가둔 구역의) 하상 전체를 덮어 강물의 배수능력이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강물이 강둑을 넘어 범람해 인근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지 않도록 (보 안쪽의) 퇴적토와 진창을 다시 걷어내야만 합니다.

보로 가둔 물가를 따라 홍수방지용 직선 제방을 조성했기 때문에 강폭을 넓히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라인강 상류지역에 하천공사를 하기 이전 상태의 홍수방어 등급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물을 분산시켜 담아둘 공간이 필요하므로, 하천공사로 강과 단절되었던 홍수터와 범람원 숲을 복원하고 있습니다. 이 공사는 계속 진행 중인데, 아마도 이것을 하천폭을 넓힌다고 해석한 것 같습니다.

"보 철거사례 및 계획도 없음"

라인강 상류지역에 대해서는 이 말이 맞습니다. 하지만 다음의 웹사이트는 보를 완전히 제거한 인상적인 사례들을 보여줍니다.

아래 링크 참조.

http://www.rivernet.org/general/dams/decommissioning_fr_hors_poutes/stedvig.htm

2번 항목, "강 주변 제방을 획일적으로 콘크리트로 도배하는 것은 학계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는 주장에 대해" 관련

저는 4대강 사업 현장 도처에서 순전히 기술적인 측면만 고려한 구조물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독일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방식입니다. 독일에서는 한국의 경우와는 반대로 강변 보강 시설들을 제거해 강 스스로 강변을 새로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줍니다.

3번 항목, "준설로 물의 흐름이 빨라져 강이 직선화된다는 주장에 대하여" 관련

준설의 결과가 다양해서 오해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여기에서 더 정확히 구분해야 하겠습니다. 4대강 사업에서 진행한 준설은 유량이 갈수량일 때와 평수량일 때 강물의 유속을 감소시키는 반면 홍수량일 때는 유속을 증가시킵니다.

수변구역의 수목을 제거하고 준설하는 것과 강을 직강화시켜 급사면의 강변을 조성하는 것은, 강물의 흐름에 제동을 거는 강바닥의 저항을 엄청나게 감소시킵니다. 곧 흐름을 빠르게 하고 홍수시 첨두홍수량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뜻입니다. 이페츠하임 보 하류에서 나타나는 사례도 바로 그와 같은 경우입니다. 이렇듯 유속이 증가하면, 홍수 발생 시 지류가 본류에 합류하는 곳은 매우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라인강에도 그런 경우가 있는데, 네카강이 라인강으로 흘러들어 만나는 만하임 지역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하상을 광범위하게 준설하면 강의 횡단면이 커지게 되는데, 이는 평상시 강물의 흐름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칩니다. 유속이 느려지기 때문에 퇴적작용이 심해지는 결과를 낳는데, 특히 세립질의 유사와 진흙이 쌓이게 됩니다. 유속이 느려지면 강물과 공기가 기체를 교환하는 과정에서 산소공급 기능도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사업이 완료되면 수질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봄"은 학술적으로 틀렸으며 이해할 수도 없습니다.

보로 물을 막으면, 필연적으로 물의 흐름은 이전보다 정체되고 수질은 악화됩니다.

4번 항목, "유럽에서는 준설을 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하여"

이것도 제가 독일 상황에 대해 설명한 것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입니다. 유럽에서 4대강 사업과 같은 준설은 생각할 수도 없습니다. 물론 수자원관리 차원에서 필요에 따라 준설할 수도 있고 반드시 준설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륙운하에서 선박운행에 필요한 수심을 확보하기 위해 또는 홍수시 배수용량이 부족해지는 사태를 막기 위해 일부 준설을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준설은 일부 구간에서만 해야지, 강의 전 구간에 걸쳐 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준설이 수서곤충 등 저서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하며, 침식과 퇴적의 균형을 깨뜨리지 않기 위해 준설한 토사의 대부분은 강 안 다른 구역에 다시 쏟아 붓습니다.

한국의 강을 따라 새로운 모래산을 형성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양의 준설토가 쌓여있다는 것은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을 말해줍니다. 이런 방식으로는 4대강 사업이 추구하는 목적을 결코 달성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흐르는 물 속 강바닥에 형성된 틈새공간인 저층대에 서식하던 생명체들이 모두 죽임을 당하기 때문입니다.

국토해양부에서 왜곡되게 인용하고 있는 "준설토 관련 독일과 네덜란드간의 협약 문서 (2003)"는 생태적인 관점에서 하천의 토사를 관리한다는 취지입니다. 지금 한국에서 하고 있듯이 무작위로 준설해서 농경지로 쓰던 땅 같은 곳에 함부로 쌓아두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양국 협약의 내용은 아래 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www.bafg.de/nn_161562/Baggergut/DE/05__Veroeffentlichungen/DGE-RelevanceandObjectives,templateId=raw,property=publicationFile.pdf/DGE-RelevanceandObjectives.pdf

이와 관련해 국토해양부는 뮌헨의 이자르강 사업을 예로 들었는데, 제시된 자료가 매우 불충분합니다. 이자르강 사업의 경우는 준설사업이라고 할 수 없으며 결코 4대강 사업과 비교할 수 없습니다. 이자르강의 둔치를 파낸 것은, 예전에 그곳에 있던 운하 여러 곳이 침전물로 채워졌기 때문에 홍수시 배수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벌인 공사였습니다.

새로 형성된 하상의 배수량은 그럼에도 최대 유량 측정치에 못미칩니다. 홍수가 발생하면 알프스에 위치한 이자르강 유역(流域)의 한 저수호가 이를 담아냅니다.

아래 링크 참조.

http://www.wwa-wm.bayern.de/projekte_und_programme/talsperren/sylvenstein/index.htm

따라서, 이자르강 사업의 목적은 4대강 사업의 목적과 정반대입니다. 예전에 운하로 만들어졌던 이자르강은 진정한 복원사업을 통해 자유롭게 살아 흐르는 미래를 되찾게 되었습니다("이자르 강을 위한 새로운 삶").

아래 링크 참조

http://www.wwa-wm.bayern.de/projekte_und_programme/isarplan/doc/the_isar_experience.pdf

5번 항목, "제방을 뒤로 물려 강에 더 많은 공간을 주는 방식으로 홍수를 예방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하여"

강을 따라 제방을 건설하지 않으면 홍수조절을 효과적으로 할 수 없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로 인해 범람공간이 사라지기 때문에, 그리고 또한 그에 따르는 후유증을 상쇄할 만한 추가적 공간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기 때문에, 새로 건설하려는 제방의 위치가 향후 홍수의 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반드시 검토되어야만 합니다. 근본적으로, 아직 남아 있는 범람공간을 보존하는 일을 최고의 관건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이런 목표를 지금 한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하천 준설로는 달성할 수는 없습니다. 이에 대한 학술적 근거는 법원에 제출할 보고서에서 밝힐 예정입니다.

6번 항목, 베른하르트 발언에 대한 견해

나라마다 사회정치적 조건이 다르므로 한국은 한국만의 매우 성공적인 길을 계속해서 걸어가고 ‘독일의 족적’을 뒤따르지 않겠다거나 않아야 한다는 생각은 당연합니다. 전문지식과 이를 기반으로 독일과 유럽에서 일어난 변화에 관한 제 언급은, 오로지 전문분야에만 관련된 것입니다. 그러나 물론 제 언급에는, 독일과 유럽이 저질렀던 실수로부터 교훈을 얻기 위해서 한국이 그 실수를 꼭 되풀이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며칠간의 한국 방문을 통해 현장을 보기는 했지만 그것이 저와 "4대강 사업"의 첫 만남은 아니었습니다. 그 전에 이미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을 비롯해 다양한 자료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자연에 대한 강간"과 같은 제 표현이 극단적으로 느껴질 수 있겠지만, 그것은 정치적인 관점을 배제한 채 오로지 기술적인 평가를 통해 내린 결론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그 평가는 유감스럽지만 사실입니다.

실제로 현장에 가보고 하천의 인위적인 변형 정도를 볼 수 있었던 사람은 그와 같은 평가에 동의할 것입니다. 동식물의 소중한 서식지 역할을 하는 기존의 온전했던 하천환경에 연속보를 세우면 기본적인 생태조건이 완전히 변질되는 현상은 불과 몇 주 내로도 순식간에 일어날 수 있으며, 자연환경에 있어서 그것은 현실입니다. 그에 따른 생태적 결과는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4대강 사업에 담긴 헛된 바람들은 유감스럽게도 현실과는 거리가 멀며, 머지않아 실상이 드러날 것입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예컨대 어떻게 "수질개선"이나 그 외의 목적이 이루어진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강변을 따라 건물과 사회기반시설들이 들어서게 하고 휴양지를 조성하는 것은, 해당지역 주민들과 관광객들의 이해를 충족시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하천을 운하와 비슷한 형태로 만들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독일의 사례들은 자연적이거나 적어도 자연에 근접한 하천환경이 인공적으로 조성된 말끔해 보이는 공원환경보다 훨씬 바람직한 지역발전의 잠재력을 가진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H. H. 베른하르트, 2011년 8월 25일



글 : 이철재(정책국)
담당 : 정책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