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밀양 765kV 송전탑 피해자 국회 증언대회

밀양 765kV 송전탑 피해자 국회 증언대회

 

2012723() 오전10~12

국회도서관 지하1층 세미나실

 

지난 718, 한전에서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 자연부락별로 주민설명회를 하겠다는 공문을 각 세대마다 보내왔습니다. 주민들이 송전탑 공사를 막느라 집을 비운 사이 우편함마다 꽂았던 것을 주민들이 수거했는데 다음날에는 등기우편으로 발송되었습니다. 22일부터 25일까지 4개 마을에서 진행되다는 내용입니다. 경찰병력 40여 명과 한전관계자 5, 6명이 주민설명회를 하겠다고 마을에 왔지만 주민들의 강한 반발로 개최되지 못한 채 괜한 다툼만 일으켰습니다.

 

이 와중에 23일에 국회에서는 밀양 송전탑 피해자 증언대회가 열렸습니다. 40여 명의 밀양 주민들이 참석했고, 야권 대선 주자들과 국회의원들이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밀양지역에서 농활을 했던 대학생들과 대학생 나눔문화 회원들이 대거 참석하여 증언대회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자리가 모자라 바닥에 앉는 수고를 해야 했지만 대회가 끝나고 국회도서관 바깥에서 마무리 인사를 나눌 때까지 쭉 함께 했습니다.

 

피해자 증언을 하는 주민들은 물론이고 참석한 사람들도 눈물을 글썽이며 영상을 보고 증언을 들었습니다. 칠순, 여든을 넘긴 할머니들의 도와달라는 말씀이 20대 젊은이들을 울렸습니다. 특히 철탑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청도면에서 혼자 참여한 주민은 불법적으로 강행되고 있는 공사를 중단시키고, 진상조사라도 해 달라고 국회의원들에게 호소했습니다.

 

 

 

* 증언대회 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 및 결의문 채택이 있었습니다.

 

<기자회견문>

 

밀양 송전탑 경과지 주민들의 호소

 

존경하는 대선주자님들, 국회의원님들, 그리고 양심적인 시민들에게 밀양 송전탑 주민들이 드립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저희들은 밀양 땅에서 농사를 짓는 농민입니다. 국가에서 시키는 대로 세금내고 열심히 흙 파서 목고 살면서 자식 키우며 살아온 사람들입니다.

저희들은 공사를 방해하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7080대 노인들이 대부분인 저희 농민들이 무엇을 바리기에 젊은 인부들과 매일처럼 맞서며 10억씩 손해배상소송을 당하고, 매일 100만원씩 물어내라는 가처분신청을 당하면서 생업을 아예 포기하고 2년째 이렇게 공사를 막아서고 있겠습니까.

 

우리는 보상을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살던 곳에서 지금 모습대로 살다가 그렇게 죽고 싶습니다. 우리 자손들에게 아름다운 밀양의 땅, 농토를 물려주고 싶습니다.

 

전원개발촉진법이라는 법이 있다고 합니다.

토지 소유자가 원하지 않아도 전원개발사업으로 지정되면 우리의 토지가 강제수용 당하게 되어 있습니다. 땅을 빼앗긴 우리가 채무자가 되어 법원으로 나가 재판을 받아야 하고, 공사방해로 국가재산을 침해했다고 소송을 당해야 합니다. 세상에 이런 법이 있습니까.

 

우리는 퇴직금이 없습니다.

오직 농토와 집이 전부입니다. 그러나 우리 주민들은 자식의 결혼을 시키려고 농협에 대출을 받으려 해도, 이제 대출을 받아주지 않습니다. 이미 대출된 돈을 빨리 상환하라고 압박도 받습니다. 계약 직전까지 갔던 토지거래가 파기당하는 일이 속축하고 있습니다. 우리 재산은 송전선로 아래서 모두 반토막, 반의 반토막이 났고, 아예 제로 상태가 되어 버렸습니다.

 

우리는 전자파가 두렵습니다.

한전은 아무 걱정말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아무리 이야기해도 두렵습니다. 이미 만들어진 수많은 765kV 송전선로 경과지를 둘러보면서 얻은 확신입니다. 그들 주민들은 한결같이 송전탑 전자파 때문에 사람이든 짐승이든 살 수가 없어졌다고 하소연하고 있었습니다. 765천볼트 초고압 전류가 어떻게 건강에 아무런 해가 없을 수 있다는 말입니까. 그렇게 안전하면 한전사장님. 지경부 장관님. 공무원님들 사시는 집으로 송전탑을 세우면 되지 않습니까. 왜 자꾸 우리 힘없는 밀양 사람들이 국책사업이라고 일방적으로 희생하기를 강요한다는 말입니까.

 

우리는 청와대, 지식경제부, 한전의 고위 정책결정자님들께 간곡히 호소합니다.

1. 지금 밀양 지역에서 강행되고 있는 공사를 중단해 주십시오.

2. 밀양으로 직접 와서 피해 지역을 둘러봐 주십시오.

청와대와 지경부, 한전의 고위 관계자들께서 협의체를 구성하시어 밀양지역을 방문하시고, 송전탑 경과지를 둘러보고 왜 주민들이 이렇게 7년간을 싸워 왔는지, 품에 유서를 안고 다니며 목숨을 걸고 막으려 하는지 그 이유를 살펴 주십시오.

3. 우리가 요구하는 대안을 검토해 주십시오.

송전탑 백지화 대안노선 검토 기존 송전선로 사용 초전도체 지중화 밀양사업구간 설정에 대하여, 제발 안 되다고만 하시지 말고, 이 절박한 대안들을 실질적으로, 투명하게, 검토해 주십시오.

 

저희는 여야 대선주자님들과 19대 국회의원들에게 간곡히 호소합니다.

1. 개발독재시대의 유물, 전원개발촉진법을 개정해 주십시오.

2. 신고리핵발전소 5호기와 6호기의 증설 계획을 취소해 주십시오.

3. 공사를 중단하고 주민과의 대화에 임하도록 중재해 주십시오,

 

이대로 공사가 강행되게 된다면, 주민들은 다시 좌절에 빠지게 됩니다. 이렇게 가다가는 정말 다시 무슨 사고가 일어날까 두렵습니다. 우리 주민들이 눈물로 호소합니다. 제발 우리를 살려주십시오, 우리는 살고 싶습니다.

 

 

2012723

 

765kV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밀양시 4개면 경과지 주민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