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송전탑 96번에서의 하루

2013. 11. 6. 17:40 | Posted by 마창진환경연합

경남지역은 밀양송전탑 96번 현장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저히 경남환경운동연합은 매주 월요일오전 9시부터 화요일오전9시까지 담당입니다.

우리가 지원하고 있는 동화전 마을이 주민과 한전이 합의했다고 하여 한2주정도 오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한전과 합의측인사들의 합의는 거짓이었음이 들어나고 말았지만 그사이 우리는 동화전을 오르지 못했고, 현장을 지키던 할머니들도 마을로 내려와 더이상 현장에 결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현장에 오르니 농성장은 폐허처럼 변해 있습니다.

바람에 찢겨진 천막이 흩날리고 방으로 들어가는 문은 굳게 닫혀 있습니다. 


그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온기마저 없어 사람의 기운이 얼마나 대단한지 세삼 실감하게 됩니다. 


안으로 들어가니 부엌이 반겨줍니다만 아궁이의 쇠문도 닫혀 있습니다.

온기하나 없는 아궁이를 바라보고 있자니 가슴이 짠하게 아려옵니다. 



방으로 들어가는 대문에는 자물쇠가 잠겨 있습니다. 

이곳에서 할머니들이랑 아침,점심 저녁을 먹었던것이 엇그제 같은데.....

조금더 올라가면 96번 송전탑이 세워질 철탑 현장입니다.

2주전만 하더라도 우리가 지키고 있고, 경찰들은 반대편 숲속에서 나오지도 않았는데 지금은 경찰이 버젓이 점령을 해서 지키고 서 있고 우리는 객이 되어 버렸습니다. 

할머니들이 철탑을 세우면 목에 목줄을 걸겠다고 만들어놓은 틀과 구덩이는 뽑아지고 쓰러져 현장을 지키시던 할머니들의 철수가 이렇게 확인이 되더군요


그렇지만 조금더 올라가면 연대해오신 각지역의 시민들이 만들어놓은 돌탑이 버티고 서 있습니다. 송전탑 대신 돌탑이라는 기도를 모아 돌탑을 쌓았습니다 이것도 다 부서져 있던것을 다시 만들어 세워 놓았더군요. 얼마나 반갑던지요 

 돌탑을 쌓고 그 돌 하나하나에 염원을 모아 기도를 적어두었습니다.

"저항해야 할때 침묵하면 굴종은 습관이된다" 라는 글귀가 가슴을 울리더군요

많은 이들의 마음이 돌탑에 모아져 있었습니다.

정성으로 쌓아올린 돌탑이 송전탑 대신 이자리를 굳게 지켜주리라 믿어봅니다. 


이렇게 우리는 여전히 이곳에 희망을 세우고 있고, 희망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한분한분 지역을 너머 그 희망이 쌓이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의 마음이 모여 기필코 철탑대신 돌탑을 만들어 낼것입니다. 


2주만에 올라온 우리는 재미있고 즐겁게 이자리를 지키려 합니다. 

거제에서 온 지국장은 묵과 두부 만두를 싸왔습니다.

사람이 없다보니 먹을게 없더군요. 간장이 없자 즉석에서 뒹굴고 있던 마늘담궈놓은물을 이용 고추가루와 고추를 쓸어넣고 철탑부지옆에 심어놓은 파를 뽑아와 싹뚝싹뚝 잘라서 간장을 만듭니다. 

그렇게 만든 간장이 쾌나 맛있었습니다.


방안에서는 마을주민께서 상을 차리고 있습니다.

묵도 잘라서 옆에 놓아둡니다. 

그렇게 하루밤 우리는 먹고 자면서 희망을 얘기하며 서로 에게 힘이 됩니다.

밀양 송전탑 현장은 한번의 후퇴는 있어도 패배는 없습니다.

후퇴를 발판삼아 다시 전진을 할것이고, 지지 않는 투쟁을 계속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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