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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AI 발병원인을 철새로 확정한 것에 대하여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성명서(2014. 1. 23.)

 

AI 발병원인을 철새로 확정한 것에 대하여

 

 

정부는 지난 17, 전북 고창군 오리농장의 AI 발병과 관련하여 가창오리를 비롯한 철새가 원인이라고 확정하고 주남저수지 등 전국 철새도래지에 대한 출입통제 조치를 내렸다. 정부의 이번 조치로 향후 주남저수지를 비롯한 철새도래지에 대한 국민들의 기피증을 심어주어 환경정책에 악영향을 줄까봐 우려스럽다.

 

폐사한 가창오리를 비롯한 큰기러기가 H5N8 AI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된 이상 예방조치로서 출입을 통제하는 것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가창오리와 큰기러기가 H5N8 AI 감염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이들을 AI 발생 원인으로 확정하는 것은 납득하기가 어렵다

 

가창오리가 국내에 도래한 것은 2013 11월 초 무렵이다. H5N8 AI 잠복기가 20여일 가량 되는 점을 감안하면, 감염된 가창오리가 2014 1 17일 폐사한 것은 오히려 가금류로부터 감염되었을 가능성도 충분히 고려해 보아야 할 부분이다.

 

또한 동림저수지 현장에서 거둬들인 가창오리 폐사체는 20만 마리 중 98마리에 불과하며, 정부당국은 이 중 27마리에 대해 AI 감염 여부를 조사한 결과 일부 개체가 AI에 감염돼 있음을 확인한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정부당국이 단순히 오리농장과 폐사한 가창오리 중 일부개체가 동일한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는 사실만으로 가창오리가 발병원인이라고 확정한 것은 아주 섣부른 판단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를 근거로 예방조치를 내리는 것도 참으로 어설프다.

 

특히 가창오리가 오히려 가금류로부터 감염된 피해자일 수도 있다는 가설이 조류학자로부터 제기되고 있는 현실로 볼 때 발병원인을 제대로 찾아 확산과 재발을 막아야하는 책임이 있는 정부당국이 좀 더 신중한 대응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앞서 정부는 가창오리를 AI감염 원인으로 확정하고 동림저수지에 서식하고 있는 철새를 대상으로 온갖 소음을 유발하며 철새를 위협하는 방식으로 소독을 실시하였다. 이런 탓에 정부가 AI에 감염되었다고 추측하고 있는 가창오리 20여만 마리는 동림저수지에서 사라졌다.

상식적으로 AI에 감염된 보균자라면 오히려 외부로 분산 이동하는 것을 막아야 하는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정부는 요란한 방제작업을 하여 가창오리들이 이를 피해 더 먼 곳으로 떠나게 만들었다. 정부의 말이 옳다면 더 엄청난 규모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이에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1. 정부는 지금이라도 AI 발병원인을 가창오리에게만 확정하지 말고 가창오리가 피해자일 수 도 있음을 염두에 두고 역학조사를 벌여야 한다.

2. AI 방제대책과 관련 조류전문가의 적극적인 자문을 통해 효과적으로 대응하길 바란다.

3. 환경부와 긴밀한 협조 속에 전국 철새도래지에 대한 이동동선을 비롯한 개체수 변동 등을 포함한 철새모니터링을 실시하기를 바란다.

4. 철새도래지의 철새들이 먹이부족과 위협요소로 인하여 다른 서식지로 이동분산되지 않도록 철새도래지 보호에 행정력을 집중해주기를 바란다.

 

 

2014. 1. 22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