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32() 1650, 주민의 제보를 받고 찾아간 국지도 30호선. 다른 구간은 아직도 공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 구간은 완공 후 개통 전으로 도로 아래 위치한 마을 주민들의 소음을 예방하기 위해 투명방음벽이 설치되어 있다.(사진 맨 위 붉은 선 안)

당일 투명방음벽이 설치된 도로 안에는 방음벽에 부딪혀 발목이 꺾인 채 죽어있는 개똥지빠귀와 죽은 뒤 뼈와 날개만 남아 있거나 한쪽 다리만 남아 있는 모습, 부딪힌 후 내장과 살점이 그대로 붙어 있는 너무도 처참한 광경과 투명방음벽 곳곳에 새가 부딪히면서 남긴 상흔이 그대로 있었다.

또한 도로 밖 경사면 위에는 새매(천연기념물, 멸종위기 야생생물 ), 개똥지빠귀의 사체와 죽은 뒤 다른 동물의 먹이가 된 꿩과 멧비둘기 등의 흔적 24군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도로가 개설되는 구간은 대부분 산을 깎은 후 진행되기에 야생동물들이 당연히 피해를 입을 것이기에 공사 전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함에도 아무런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공사를 진행하기 전에 실시한 환경영향평가와 사전검토 과정에서 당연히 세웠어야 할 대책을 세우지 않고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구간의 투명방음벽 공사는 작년 11월말 경에 완공이 되었는데, 수십 마리의 새들이 죽고 난 다음에 그것도 누군가 문제를 제기해야만 움직이는 행정과 건설사의 행태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당일 현장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시급하게 조치하길 요청하자 행정과 건설사는 조류충돌방지를 위한 조치를 하려고 하고 있다’, ‘3월 안으로는 해결하겠다라는 안일한 말만 되풀이했다. 이처럼 안일한 태도에 재차 요구를 하자 이번 주 안으로 조치를 하도록 하겠다고 한다.

도로공사를 하기 전 이곳은 산으로 둘러싸인 수많은 야생생물들의 터전으로 새들이 자유롭게 날아다니던 곳이다. 이곳에 공사를 해서 그들의 터전을 빼앗게 되면 당연히 문제가 발생할 것을 알 것임에도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고 공사를 진행한 관할기관 감독과 건설사는 지금 이 순간도 죽어가고 있는 수많은 생명들을 책임져야 한다.

33일은 세계 야생 동식물의날이다. 야생 동식물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된 날로 세계자연보전연맹은 야생 동식물 보호를 위해 멸종위험이 높은 동식물 분포와 서식현황 등이 수록되어 있는 적색자료집을 발행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부터 환경부에서 한국의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적색자료집을 발행하여 야생 동식물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지구의날’, ‘환경의날등 많은 날들을 정해 지구와 환경, 그 속에 살아가는 생물들을 지키고 보전하면서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자 외치고 있지만, 이런 노력들은 한편에 쌓여 있는 책으로만, 행사용 구호로 박제된 듯 존재할 뿐 실제 현장에서는 전혀 지켜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부는 20195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4조의 규정에 의거 야생조류 투명창 충돌 저감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야생조류의 투명창 충돌에 의한 폐사를 줄이기 위해 투명방음벽과 건축물 등의 설계 및 관리 시 설계사, 행정기관 등 관련기관, 건축주, 일반국민 등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저감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권고사항으로만 남아 있으며, 이에 대해 법은 아직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법은 항상 너무 멀리 있고, 법이 마련될 때까지는 수많은 희생을 감수해야만 하는 현실이다. 법 개정의 필요성은 이미 수치로 입증됐다. 환경부는 국내 건축물과 투명 방음벽 수, 죽은 새의 수를 종합해 연간 조류 800만 마리가 투명벽 등에 부딪혀 죽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관련 법 개정은 여러 차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가 최근 강은미 의원이 조류충돌 방지 대책을 담은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 인공구조물로 인한 야생동물의 피해방지조항을 신설했다. 야생동물의 부상과 폐사가 최소화 되도록 국가와 지자체, 공공기관이 소관 인공구조물을 설치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번만큼은 꼭 통과되어 인간으로 인해 삶의 터전과 목숨을 잃고 있는 야생동물들의 희생이 더 이상은 없도록 해야 한다.

2021. 3. 4.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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