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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뉴스/있는그대로

낙동강, 네가 아프니 내가아프다(4) - 개비리길

오늘은 한살림 분들과 함께 창녕 영아지의 개비리길을 걸었습니다.
작년 이맘때쯤 창녕 영아지 마을을 들어서면 무르익을때로 무르익은 벼를 품은 푸른 논들이 길손을 정겹게 맞이 해주었건만
이젠, 아무것도 없는 황폐한 땅, 잡풀들이 우거진 죽음의 공간만이 볼상사납게 맞이해준다,
농지리모델링이라는 허울좋은 이름하에 농지는 황폐화되고 벌거벗겨져 신음하고 있다.
마을 앞을 풍성하게 가꾸고 있던 농지가 사라짐으로서 마을까지도 황폐해 보인다.

영아지 앞 농지리모델링 구역의 논, 그러나 이제 논이라 부르기 보다는 잡풀이 우거져 쓸모없는 땅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사람들은 강과 벼랑을 품고 있는 이 조그마한 산길을 걷는다.

산이 길손에 내어준 작은 공간에는 쉼을 통한 재충전이 이루어진다. 자연이 주는 선물중 일부다.

아이도 엄마도 강을 품기는 마찬가지다. 산길을 걷지만 눈은 강으로 향한다.

숲은 강에의지하고, 강은 숲에 의지해서, 숲은 숲으로 풍성하고, 강은 강으로 더욱 푸르다. 자연의 혜택, 그 사이 공간을 가로지르며 "쉼" 을 즐기는것은 인간이다.

대숲, 사람들, 그리고 그안에서의 상생. 오래된 미래는 이렇게 작은 이야기에서부터 시작된다.

돌아가는길, 걸으며 약속했던 지속가능함을 숲길 곳곳에 웃음으로 남겨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