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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활동/현안및조직

무너지는 낙동강 이대로 둬야하나?

함안보 공사현장은 칼날같은 차가운 강바람이 불어댑니다.

이대로 낙동강은 무너지고 마는가?

2009.11.11 4대강사업 저지 및 낙동강살리기 경남본부 임희자

 

어제 급작스럽게 합천보에서 합천의 시민단체와 기자회견을 오후2시에 가지고, 다음 일정 때문에 함안보 현장을 답사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현장에서 가까운 함안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시민단체의 활동회원에게 함안보 공사현황을 파악해 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하지만 전해오는 소식만으로 만족할 수 없어 12시 즈음하여 함안으로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먼저 함안으로 갔습니다. 박재현교수님께서 함안의 이장단자율협의회 회장단 요청으로 함안보 설치로 인한 함안지하수위 영향에 대한 강연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벌써 3-4번 들었지만 질리지 않고 잘들었습니다. 박교수님의 연구결과를 다듣고 난 이장님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동네 사정이 걱정되어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그리고 어떤 이장님은 “맞다. 그동안 심정은 있었지만 딱히 근거가 없어 말하지 못하였다.”며 박교수님의 연구내용을 확신 하였습니다.

 

이장단협의회는 문제의 심각성을 함께하여 마을로 돌아가면 바로 주민들에게 오늘 들은 사실을 주민들에게 알리는데 노력하고 조만간에 함안군 전체 이장 대상으로 박교수님 연구결과 설명회 자리를 다시 만들고 다음은 면지역 주민설명회 자리를 만들어 나가는 방식으로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함안의 시민단체는 이장님들께 함안군 대책위 구성을 제안하고 대책위 참가의견을 11월30일까지 밝혀달라는 제안문을 배포하였습니다.

 

이어서 함안참여시민연대 대표님, 함안민중연대 집행위원장님 함안민주노동당 이영곤사무국장님 농민회 사무국장님과 함께 현재 함안보 공사현장에 대하여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4대강사업과 관련된 상황을 공유하였습니다. 17일정도에 정부기공식이 있을 예정이라는 것, 범대위 논의사항, 경남본부 상황 등을 공유하였고 함안주민들도 함께하여 주면 좋겠다고 이런저런 상황을 나누었습니다. 함안군대책위는 착공과 기공식에 얽메이지 말고 멀리보고 꾸준히 주민들이 스스로 문제의식을 가지고 일어설수 있도록 하는데 군민대책위 구성을 위하여 노력하겠다고 하였습니다.

 

함안의 시민단체와 회의를 마치고 바로 함안쪽 공사현장으로 갔습니다.

함안쪽에서 창녕쪽을 공사현장을 바라보니 함안보 공사는 단순 진입로 공사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가물막이 공사가 시작된 것 같았습니다. 폭 10여미터 길이 15여미터 이상 매립된 매립지가 강안으로 돌출돼 있었습니다. 이는 분명 단순 공사는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그 아래 강을 가로질러 빨간색 오탁방진막이 쳐져 있었습니다. 함안쪽에는 포크레인 한 대가 들어가 강가에 있었고 그 주변으로 수명의 사람들이 서로 마주보고 뭔가를 하고 있었고 강 한가운데는 바지선이 한 대 떠있었습니다. 바지선에는 사람이 몇 명 타있고 알 수 없는 시설들이 실려있었습니다. 무엇을 하는지 정확하게는 알 수 없었으나 망원경과 스코프로 확대해서 보니 무슨 길다란 막대를 바지선 한가운데 구멍이 있는지 그 사이를 통하여 강밑으로 밀어넣는 것 같았습니다.


강바람은 칼바람이었습니다. 함안시민단체 활동회원들은 돌아가고 배종혁의장님과 저는 국도 남지다리를 건너 창녕쪽 공사현장을 보기로 하였습니다.

함안보 설치현장의 둔치는 이미 건설공사현장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보기에도 무거운 강철빔들이 둔치를 뒤덮고 있었고 그 강철빔 더미 위에서 용접봉이 불을 뿜고 있었습니다. 아! 저거, 환경오염물질 많이 나오는데 강물옆에서 저런 작업을....


 학교 운동장 한 개보다 큰 2곳 정도의 면적으로 한곳은 공사현장이고 한곳은 아직 둔치농민들이 거둬들이지 못한 무들이 새파랗게 둔치를 덮고 있었는데 무밭을 포함하여 평평하게 닦여지고 있었습니다.

 

낙동강이 이렇게 무너지고 마는가? 돌아오는 길에 배종혁의장님은 “이거 몇몇 사람들 가지고 안된다. 전국의 모든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함께 들고일어나야지 이래가지고 안된다. 이 썩어버린 세상 사람들...”이라며 그 다음부터는 말문을 닫아버렸습니다. 창원으로 돌아오는 한시간여 동안 차안은 무거운 침묵이었습니다. 쉴새없이 걸려오는 저의 전화통화가 너무도 어색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