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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활동/현안및조직

낙동강, 그 아픔의 현장에서


11월6일 30여명의 부산 시민들과 함께 낙동강살리기라는 미명아래 잔인한 파괴가 진행되고 있는 낙동강죽이기의 현장을 함께 걷기로 하고 아침일찍 집을 나섰습니다.
이날따라 안개가 짙어서 강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래된 미래 - 개비리길


함안댐 현장으로 가는 길목인 청학로, 이길은 개비리 길로 유명한 길입니다.
임해진 마을과 건너편 마을로 이어지는 이 길을 개 두마리가 만들었다 하여 개비리길이라 이름 붙혀진 길입니다
예전 이길은 사람하나가 걸어가기도 힘든 길이었습니다 , 지금쯤 이 길이 예전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면 둘레길,올레길로 유명한 곳이 되었을것입니다.

그런데 이길을 1970년대에 공병대를 투입해서 2차선 도로를 내버렸습니다. 발전과 조금더 빨리 가고싶은 속도에 대한 욕망이 이 도로에 투여되면서 임해진 마을은  더 큰 도로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유로 올해 13가구 전원이 철거를 당한채 고향을 떠나야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반대편 청학 마을 또한 그 어떤 이득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길은 지금  낙동강의 죽음을 실어나르는 죽음의 길이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개비리길, 이제 이길은 낙동강의 살점을 실어나르는 죽음의길로 트럭들에 의해 점령당했습니다.


재두루미의 쉼터 - 본포 모래섬
오직 자연의 친구들인 새와 고라니, 다양한 어종들의 산란처이며, 휴식처이고, 쉼터였던 아름답고, 거대했던 본포의 모래섬은 이제 그 원형을 완전히 잃어 버렸습니다.
수백년, 수천년동안 물과 바람이 만들고  자연의 뭇 친구들이 평화롭게 노닐던곳, 이제 그곳은 아무것도 없는 사막처럼 변해가고 있습니다. 스스로 그러하게 만들어졌던 그 생명의 공간에는 더이상의 생명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오직 포크레인과 트럭의 굉음만이 난무 합니다. 

본포 모래섬의 공사 전,중,후의 모습입니다.

 

모래섬을 완전히 들어내고 또다른생물들의 서식지를 다시 만든다고 합니다.

강의 친구들 - 이제 우리가 강의 친구임을 선언해야합니다.

부산에서 창녕까지 한걸음에 달려와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할수 있는한 매주 낙동강으로 향합니다.
조금더 많은 시민들에게 강의 아픔을 보여주고 그 아픔이  곧 나의 아픔임을 알기 위해 강으로 향합니다.
이러한 우리의 노력은 우리가 강의 주인이 아니라 강의 친구가 되기 위함입니다.

매주 한번이지만 그렇게 강의 아픔을 만나는 분들이 많으면 많을 수록, 강의친구들 또한 많아짐을 확신합니다.
그렇게 주인보다 친구가 많아졌을때, 강이 강으로 우리곁에 존재할 수 있을것입니다.
그것만이 우리가 오랫동안 강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길임을 믿고 있습니다.

더이상 죽이지 마라 - 그 삽질 멈추어다오


본포 모래섬 위, 포크레인이 오탁방지막도 없이 공사를 하고 있다.

먹는물 한가운데에 포크레인이 들어가 삽질을 하고 있습니다.
마치 거대한 괴물이 오장 육부를 긁어 파 내듯이 그렇게 포크레인의 삽날은 한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강의 살점을 파냅니다.
모래속에, 흙속에 수억, 수십억의 생물들이 존재하지만 눈에 보이지않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무차별적으로 죽임을당합니다.
개발과, 발전이라는 욕망은 이렇듯 인간뿐만 아니라 그 외의 모든 존재들조차 죽음으로 몰아넣습니다.

1~2년 전만해도 이곳 낙동강에는 포크레인 대신 어부들의 어선이 떠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4대강 개발이라는 욕망이 투여되자 마자 고기잡는 어선대신 강의 살점을 긁어내는 포크레인이 그 자리를 대신하며,어민도죽이고 농민도죽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그 죽음의 삽질을 멈추어라.
그 삽질이 결국 우리를 죽일지 모른다. 
더 늦기 전에 그리해야 한다.

모래섬을 몽땅 파내고 또다른 모래섬을 만들고 있다.


강의 친구가 되는 길, 그 길이 결코 어렵지 않습니다.
단풍 구경대신 강으로 흘러와 주십시요.
강이 노래하는 소리를 들어주십시요.
아직 남아있는 둔치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갈대들의 은빛 물결을 가슴에 담아주십시요
먼길 가다 쉬어가는 철새들의 그 위험한 휴식을 지켜보아 주십시요.
농지리모델링으로 죽어가는 농지와 농민, 그리고 마을을 아픔을 보아주십시요.

그렇게 한발자욱식 강에게 다가와 주시면 강의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