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수정 트라피스트 수녀원의 오틸리아 수녀님의 글입니다.
이번 7월12일이면 수정주민들이 마산시를 상대로 1인시위를 시작한지 1년이 되는 날입니다.
2010년 6월 30일 마산시청 마지막 날
마산시라는 도시 이름이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날입니다.
떠나버린 자들과 남겨진 이들의 마음자리가 무겁게 와닿았습니다.
수정주민 할머니들이 마산시청이라는 건물앞에서는 마지막으로 하는 1인 시위 날이라 저도 오전 내내 마산시청앞에서 같이 지냈습니다.
시청앞에 도착해 보니 마산시청앞 밖에서는 화려한 구조물들이 철거되고 있었습니다.
마산시청 건물안을 들여다 보니 사무실마다 문이 활짝 열린채 공무원들이 이사짐들을 싸느라 어수선했습니다.
마산시청 마지막 날인데도 브리핑 룸 기자실은 텅텅 비어있었습니다.
기득권 권력과 금권앞에서는 알아서 엎드리고,힘없는 서민들은 철저하게 외면하고 고립시키며, 무소불위 권력을 휘둘렀던 비전사업본부 건물은 간판도 사라진채 무거운 철문이 내려져 있었습니다.
어디서 왔는지 4-5세 꼬마 어린이들이 두그룹으로 나누어 마산시청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데인솔한 선생님이 시키는대로 조그마한 주먹들을 들어 올리며 "마산, 마산 화이팅"을 외쳤습니다.거대한 크레인이 동원된 구조물 철거작업 중이라 1인 시위 자리는 옆으로 비켜나 있었고,1인시위에 참석한 할머니들은 근심스런 표정으로 철거작업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차례를 기다리는 수정할머니들 3분은 땡볕 벤치에 앉아 기다리고,
이른 새벽 텃밭에서 수확한 야채를 시장에 내다팔고 1인 시위장으로 오시는 할머니 두분은 10시쯤 도착하셨습니다.
마산시청 마지막이라 이날 새로운 문구도 등장했습니다.'100년의 마산시는 역사속으로, stx는 수정만에서 사라져라'수정마을에 문제를 일으킨 주범들인 황철곤 시장과 비전사업본부 사람들은 사라져 버리고,남겨진 수정주민들은 황망한 마음으로 마산시청 마지막 날을 그 자리에서 지켰습니다.
직접적인 책임을 져야하는 사람들이 사라져버린 날,마산시청앞에 덩그라니 남겨진 할머니들은 이제 누구를 찾아가 하소연하고 책임을 물어야 하나 황망한 마음들이신 것 같았습니다.
다음주 월요일 7월 5일 부터는 창원에 있는 통합창원시청앞에서 릴레이 1인시위를 하게 됩니다.
이 날 점심은 1인 시위 할머니들과 함께 마산의 대표 음식이라 불리는 아구찜을 먹으며, 서로 격려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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